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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

산길걷기 - 버섯

버섯

장마철에 내린 비는 아무것도 없는 어두운 숲 바닦을 살아나게 한다. 갈색의 낙엽만 층층이 쌓여 있던 숲의 바닦은 내린 비를 머금어 물기가 많아지고, 축축해진 숲의 바닦에서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식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버섯이다. 버섯은 건조한 계절 동안은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비가 내려 적당한 습도가 되면 자신의 모습을 보인다. 버섯은 자신의 최 절정기를 맞이하기 위해 모습이 보이지 않는 동안 끊임없이 준비하고 기다렸을 것이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리 비가 오고 습기가 숲을 가득 채워도 버섯을 피워 올릴 수 없었을 것이다. 유난히도 투명한 빛을 발하는 버섯을 만져본다. 매끈매끈한 느낌이다. 이 버섯이 먹을 수 있는 버섯이라면 아마도 오돌오돌 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숲에서 나는 버섯을 함부로 먹으면 안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듯, 버섯을 맛볼 수는 없지만 버섯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맛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다시 길을 걸으며 습기 충만한 나의 숲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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