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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숲 답사

강릉 회산숲

영동선 강릉IC를 빠져나와 관동대학교 앞으로 가면 남대천 변에 자리잡고 있는 소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 회산동의 마을 숲이다. 강가에 심기워진 것으로 보아 여름 장마철 월류하는 하천물을 막기위해 제방림으로 조성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잇다. 강릉까지의 쉽지 않은 고속도로 여행을 마치고 맑은 물이 흐르는 남대천 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강변의 마을 숲을 바라본다. 소나무로 이루어진 이 마을숲은 남대천과 함께 시간의 흐름을 몸으로 표현하며 지내고 있다.  

소나무숲 사이로 건너편에는 농경지가 자리잡고 있다. 숲은 강이 가져다 주는 지나친 위험의 크기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숲의 가치를 깨달은 것일까? 농사를 짓는 곳이 점차 줄어들고, 튼튼한 제방을 높이 쌓아 더이상은 물의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자부하는 하천이 많은 요즘에는 소나무숲은 불편한 것일 뿐이라는 마을 주민도 있다. 정말 그럴까? 많은 일들에서 그렇듯 사람들은 대상이 쓰러지고, 훼손되어 사라지고 난 후에야 그 중요성을 깨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 그러나 어쩌리요. 후회해도 때는 늦으리라는 말을 잊지 말길 바랄 뿐이다.
안개가 낀 날의 소나무숲을 거닐어 보았다. 바다에서 멀지 않은 이곳은 이른 새벽이면 짙은 안개가 자주낀다. 안개 속을 걸으면서 소나무 짙은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숲이 마을 근처에 있다는 것은 현재에도 숲이 가지고 있는 기능은 약화되지 않고 오히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반증은 아닐까?

남대천 변에 있는 골프연습장이다. 숲을 잘라내고 강변에 보기 좋게 들어선 골프연습장은 맑은 공기 맡으며, 시원한 물가에 위치하고 있으니 얼마나 기분 좋을까? 다만 아직도 제한된 소수의 전유물인 스포츠를 위해 배려된 장소로 인해 오랜 세월 유지되어 오던 마을숲을 헤치고, 주민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누려야할 강변의 공간을 빼앗고 있다는 것은생각해 볼 일이다.  
대파를 심고계신 할머니들, 나를 만난 할머니들은  잠시 쉴 기회를 얻었다는 듯 이얘기 저얘기 소나무숲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기억나는 대로 해주셨다.



회산마을의 담 아래에는 강에서 나는 호박돌이나 자갈을 이용해 담장을 았던 흔적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 강의 산물을 생활에 이용했던 이들의 삶을 옅본다는 것 그것 또한 새로운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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