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7.28 산길걷기- GPS
  2. 2010.07.25 산길걷기 - 버섯
  3. 2010.07.25 산길걷기 - 쓰러짐
  4. 2010.07.25 산길 걷기 - 나비
posted by 윤물 2010.07.28 23:48
산길에서의 GPS는 산길을 잘 알고 있는 이보다 더 중요하다.
앞으로 가야할 길을 잘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동안 내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고 돌아갈 길도 안내해 준다는 것이다.
오늘 한쪽사면인 벼랑인 능선의 바위 위에서 그만 GPS를 놓쳐 버리고 말았다.
몸이 벼랑으로 떨어지지 않은 것만해도 감사해야 겠지만, 산에 오면 몇달동안 손에서 떨어져 본적이
없는 물건을 잃어버린 것이다. 어렵게 벼랑아래를 내려가 구르고 미끄러지면서 GPS를 찾아 보았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세시간반을 절벽에 매달려 있다 해가 지는 바람에 결국 하산해야 했다.
언제나 길을 확인하며 내려오던 GPS가 없으니 길이 어둡게만 느껴졌다. 아,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이 이 물건에 의지해 왔던가. 날까지 저물어 어두운 산길을 내려오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이제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운전하기 낯설듯, GPS가 없으니 지도가 있어도 걱정이 먼저 앞선다.
산길을 내려와 돌아오는 길에 자꾸GPS가 눈에 밟힌다. 이 깜깜한 밤 어디에 박혀 있는 것일까?
어두운 산속에서 오가는 고라니며, 멧돼지를 어떻게 맞이할까?
GPS가 자꾸 떠오르고, 길이 힘들어 진다. 내일은 어떻게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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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물 2010.07.25 22:51
버섯

장마철에 내린 비는 아무것도 없는 어두운 숲 바닦을 살아나게 한다. 갈색의 낙엽만 층층이 쌓여 있던 숲의 바닦은 내린 비를 머금어 물기가 많아지고, 축축해진 숲의 바닦에서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식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버섯이다. 버섯은 건조한 계절 동안은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비가 내려 적당한 습도가 되면 자신의 모습을 보인다. 버섯은 자신의 최 절정기를 맞이하기 위해 모습이 보이지 않는 동안 끊임없이 준비하고 기다렸을 것이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리 비가 오고 습기가 숲을 가득 채워도 버섯을 피워 올릴 수 없었을 것이다. 유난히도 투명한 빛을 발하는 버섯을 만져본다. 매끈매끈한 느낌이다. 이 버섯이 먹을 수 있는 버섯이라면 아마도 오돌오돌 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숲에서 나는 버섯을 함부로 먹으면 안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듯, 버섯을 맛볼 수는 없지만 버섯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맛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다시 길을 걸으며 습기 충만한 나의 숲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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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물 2010.07.25 22:30
쓰러짐


그게 그렇다. 나는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쓰러지고 말았다. 정말 그럴까?
사람이던 나무든 몸이 망가질 때는 전조 증상이 있다. 고통이나 몸의 변화, 낙엽이나 가지의 시들음.
숲을 걷다 만난 나무는 쓰러져 있었다. 이 나무가 아프기 시작한 것은 꽤나 오래 되었던 것 같다. 가지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고, 뿌리쪽은 비정상 적으로 부풀어 있었다. 아마도 잎이 먼저 떨어지고 가지가 마르면서 나무는 더 빠르게 죽어 갔을 것이다. 병에 걸렸던 것일까?
숲을 걸으며 생각해 본다. 나는 나의 건강에 대해서 얼마나 예민한 것일까? 너무 지나쳐서 병적인 것일까? 아니면 너무 무관심해 스스로를 전혀 돌아보지 않고 있는 것일까?  숲에는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살고 있는가? 그 많은 나무들 중에 큰나무로 자라는 것은 또 얼마 일까? 고목까지 가는 나무는 그 중에 또 얼마나 많은 시험대를 거치게 될 것인가? 길이 없는 산길을 오르며 무엇이 길인가? 나는 큰 나무가 되고 싶은 것일까? 하는 스스로의 궁금증에 잠시 몰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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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물 2010.07.25 01:09
나비

산길을 걷다 임업후계자라며 산속에 별장같은 오두막을 지어 놓은 이네 앞마당에서 나비를 만났다. 검은 날개 바탕에 흰무늬가 찍힌 아름다운 나비인데, 내가 다가가도 도망을 가지 않는다. 손에 가만히 올려 놓으니 앞다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며 비틀거린다.  꽃이 피면 열매를 맺듯, 사실 나비도 갈 때가 된 것이다. 이 비틀거림이 있기 전까지  나비는 꽃향기를 맡으며 꿀을 빨고, 알을 낳고, 세상을 경계하였을 것이다. 이제 때가 되어 자신의 또 다른 길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에서 생물들은 생태계의 순리를 어길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자연이 마련해 놓은 틀은 견고해서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자연이 순환하듯 사람도 자연의 시계를 거스를 수는 없다. 나비의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니 나는 나의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너와 같은 시간이 오리니, 그때 내가 내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고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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