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강을 가다

[연합뉴스] 한강에는 어떤 생명이 숨쉬고 있을까

신정섭씨 답사기 '한강을 가다'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둥근이질풀이 곱게 핀 금대봉 야생화 군락지, 그윽한 연향이 풍기는 탑평리 생태습지, 아침 안개가 자욱한 파랑도 나루터, 하남 당정섬 버드나무 숲….

식물생태학자 신정섭 한국생태문화연구소 소장의 한강 생태문화 답사기 '한강을 가다'(눌와 펴냄)에는 작은 생명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가득하다.

다른 강처럼, 한강 역시 생명의 근원이다. 저자는 최근 몇 년 동안 한강 발원지로 지목되기도 하는 강원도 태백 검룡소부터 임진강과 만나는 하구까지 1천200리 물길을 따라 구석구석 누비며 만난 수많은 생명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밤낮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어도 끊임없이 흐르는 물과 물에 사는 생명들은 저마다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나무와 위태로운 절벽에서 힘겹게 사는 식물, 사람에게 빼앗긴 공간으로 다시 찾아들어 가는 꽃이 있다.

물론, 강폭이 넓어지면서 전설과 역사가 스며들고 사람과의 관계가 더 밀접해진 자연도, 사람의 손길과 발길이 잦아 인공적인 모습으로 변한 물길도 있다. 저자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식생, 생태 복원 공사가 오히려 생태 환경을 망친 사례를 꼽아보며 안타까워한다.

저자가 생태문화를 자세히 관찰한 결과물이 주로 담겼으나, 유한한 인간 존재와 대비되는 무한한 자연을 향한 저자의 경외심과 애틋함이 바탕에 깔렸다.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기 훨씬 전부터 한강은 흐르고 있었고, 우리가 사라진 후에도 한강은 변함없이 흐를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우리 역시 한때 잠시 이곳에 머무를 뿐이다."

463쪽. 1만8천원.

[2010. 4. 22]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3239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