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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

삼지에서 삼지에서 그곳에 가면 세 개의 못이 있는데 못 속에는 커다란 잉어 한 마리 용이 되려 물을 거슬러 오르다 어느 가뭄, 심하게 말라버린 물에 그만 못 속에 갇혀버렸나니 물은 다시 흐르지 않고 주변엔 하나둘 논들이 들어서 누구도 그 옛날 물을 타고 하늘로 오르던 이야기를 잊어버렸는데 소나무길 여름 새참 나르던 젊고 예쁜 아가씨 논길을 걷다 은은한 연꽃 향기에 잠시 못가에 앉았는데 치마폭 사이로 비친 하얀 허벅지를 본 잉어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비가 많이 내리던 어느날 흠뻑 젖은 비에 뛰어가던 아가씨 연잎 우산 씌어주던 사내아이에게 반해 삼지물 돌아가는 굴참나무 숲에 올라 날마다 그를 기다리는데 비가 모자른 잉어는 채 사람이 되지 못해 하늘만 바라보더니 다시 비오던 날에 연잎 사이 물방울 튕기며 달려가는 저.. 더보기
한국생태문화연구소 안녕하세요 생태문화연구소입니다 . 홈페이지 관리를 티스토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옮긴 김에 처음부터 찬찬히 채워가기로 했습니다. 별 볼일 없더라도 관심가지시고 가끔 방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윤물 블로그 http://blog.naver.com/greenspace 제주 물찻오름의 봄 더보기
가화천 가화천은 진양호에서 시작된다.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은 진양호의 물빛은 짙푸르다. 저멀리 남쪽 땅끝의 남강물이 흐르다 꽉 막혀 체증이 쌓이듯 물이 모여 저렇게 푸른 빛깔을 띠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른 아침 진양호공원을 지나 전먕대로 오르는 길에는 낮고 깊은 호랑이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 우리에 갇힌 맹수의 포효는 정서 불안한 청소년을 만나는 것만 같이 위태롭고 안쓰럽다. 전망대로 가는 키 작은 동백이 한둘 피어난 붉은 꽃을 부끄럽게 내놓고 있지만 시멘트의 건조한 회색빛에 가려져 초라하기만 하다. 좀더 동백이 큰다면 뚝뚝 떨어지는 동백소리에 가던길을 멈추고 숨을 죽이게 되겠지만 아직은 세월의 내공을 필요로 한다. 동백보다는 더 짙푸른 편백의 모습이 더 쉽게 들어오는 것도 그때문이리라. 한눈에 보기에도 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