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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

산속걷기 - 사투 사투 산 중턱에 있는 골프장을 걷게 되었다. 골프장 안의 숲을 지나쳐야 할 일이 생겨 부득불 걷는 길이지만 골프장을 걷는 것은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다. 평일이라 해도 연속적으로 코스를 지나는 골퍼들은 낯선 침입자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거기다 어깨에 카메라까지 메고 있으니 아무 잘못이 없다해도 별로 유쾌한 기분은 아닐 것이다. 나 또한 마찬 가지다. 남들은 여유 있게 공을 치며 걷는 길을 그 공에 잘못 맞기라도 할까봐 뛰어가듯 걸어가는 기분이 어디 신나는 기분일까. 그런 오래 머므르고 싶지 않은 길을 걷다가 나도 모르게 발길을 멈추었다. 골프장의 잔디밭에 잠자리 두마리가 붙어 있는데 그게 두마리가 서로 사랑을 나누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잠자리, 특히 고추잠자리는 암컷과 수컷이 교미를 할 때 수컷.. 더보기
고랭지채소 강원도 평창에 있는 유명 리조트가 바라다 보이는 밭에 고랭지 채소의 모종이 심어져 있다. 둘다 이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생각해 봐야 할 환경문제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더보기
강릉 회산숲 영동선 강릉IC를 빠져나와 관동대학교 앞으로 가면 남대천 변에 자리잡고 있는 소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 회산동의 마을 숲이다. 강가에 심기워진 것으로 보아 여름 장마철 월류하는 하천물을 막기위해 제방림으로 조성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잇다. 강릉까지의 쉽지 않은 고속도로 여행을 마치고 맑은 물이 흐르는 남대천 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강변의 마을 숲을 바라본다. 소나무로 이루어진 이 마을숲은 남대천과 함께 시간의 흐름을 몸으로 표현하며 지내고 있다. 소나무숲 사이로 건너편에는 농경지가 자리잡고 있다. 숲은 강이 가져다 주는 지나친 위험의 크기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숲의 가치를 깨달은 것일까? 농사를 짓는 곳이 점차 줄어들고, 튼튼한 제방을 높이 쌓아 더이상은 물의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자.. 더보기
모새달 금강하구엔 유난히 모새달이 많았다. 이곳에서 90년 전에 터를 잡고 집안이 살았다는 60대 할아버지의 이야기로는 예전에 갈대를 일년에 한번씩 불태울 때는 갈대가 매끄럽고 좋았는데 요즘은 손을 못대게 하니 갈대의 모습이 오히려 저렇게 보기 좋지 않다고 했다. 그분은 갈대와 모새달을 구분하지 못하셨지만, 하구가 막힌 금강의 하류에서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모새달에 대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더보기
섬서구메뚜기 섬서구 메뚜기 어릴 때에는 이녀석을 기름메뚜기라고 불렀었는데 간식거리가 적은 그시절엔 메뚜기를 잡아서 연탄불이나 솔가지를 땐 잔불에 구워먹곤 했는데 섬서구메뚜기는 버리기는 아깝고 구워 먹기는 또 그랬던 계륵같은 녀석이었다. 날은 뜨거워도 가을이 저기 앞에 보이는 여름 끝물이면 익어가는 벼이삭 사이로 툭툭 튀어다니던 벼메뚜기를 잡느라 여념이 없었다. 벼이삭 하나를 뽑아 벼메뚜기를 주렁 주렁 꿰어 연탄불 위에 구우면 고소한 메뚜기구이를 맛 볼 수 있었다. 익어가는 벼의 낱알을 연탈불 위에 구우면 작은 팝콘처럼 툭툭 터지며 벌어지던 낱알이 아직도 생각난다. 더보기
대나무 푸른숲이 그리운 하구 태화강 하구는 넓다. 강의 하구가 이래서 넓은 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사람들은 하구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한다. 센 물살도 물살이려니와 깊이를 예측할 수 없는 하구에 뛰어들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저 하구주변에 서서 낚시를 드리우고 걸려올라오는 물고기들에게 물속이야기를 전해들을 뿐이다. 몇잔 걸친 이는 안주로 쓰일 물고기는 아직 손맛도 보지 못했다 한다. 동해에서 꾹저구라 불리는 망둥어 종류의 물고기를 그는 꼬시래기라 불렀다. 꼬시래기는 해초의 이름인데, 불현듯 꼬시래기 무침이 떠오른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칡넝쿨이 우거진 강변을 걷는다. 생태가 복원된 하천. 물이 맑아 졌다는 하천의 둔치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여느 하천의 둔치와 다르지 않다. 간혹 찾는 사.. 더보기
산길걷기-앵자봉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앵자봉(667m) 정상에 올랐다. 산세의 모습이 마치 꾀꼬리가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라 해서 붙여진이름이다. 신유박해와 병인양요 때 천주교 신자들이 이곳을 많이 찾았다고 하며, 지금은 천진암 성지가 있어 많은 천주교도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그리 높지 않은 봉오리 이건만 그날의 날씨탓인지 산주변에는 온통 안개뿐이었다. 산을 타는 이들은 대부분이 정상을 향하고 정상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나의 산행에는 정상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산 전체에 분포하고 있는 식물들을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정상을 올라 사방을 바라보며, 마음을 추스르는 것도 좋은 일이건만 오늘은 짙은 안개가 도와주지 않는다... 더보기
물피군락-장항습지. 2010.7 한강하구의 장항습지에는 물이 들어오는 갯골을 중심으로 물피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있다. 더보기
여명 퇴촌 도수리에서 바라본 이른 아침의 여명 더보기
일몰 분원리에서 바라본 한강 변의 일몰 더보기
산길걷기-올무 올무 어두운 숲길을 걷다 올무를 만났다. 누군가 멧돼지가 다니는 길 옆 신갈나무에 쇠로된 올무를 설치해 놓은 것인데 다행이 멧돼지는 아직 희생되지 않고 옆으로 제껴져 있었다. 멧돼지가 제껴 놓은 것일까? 아니면 시간이 흐르면서 모양이 흐트러진 것일까? 올무에는 거미줄이 쳐 있었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함정을 자신의 사냥터로 바꾸어 놓은 거미의 응용력이 대단하다. 그대로 두면 멧돼지 이든 고라니던 피해를 잎을 것 같아 올무를 풀려 했는데 기둥에 메어 놓은 쇠줄은 도구를 이용해 고정시켜 놓아 손으로는 도저히 풀 수가 없었다. 이 줄을 그대로 둔다면 신갈나무가 자라면서 줄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텐데... 이래저래 사람의 욕심으로 설치한 올무는 여러 생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확실하다. 올무를 풀려 시도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