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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구 답사

전천하구 - 동해 전천은 과거에 부르는 이름이 다양했다. 박곡천, 소고리천, 살천이라고 불렀는데 그 발원지는 청옥산에 있으며 삼척에서 내륙으로 가기 위해 대관령까지 가지 않고 바로 임계지방으로 넘어갈 수 있는 고개인 백봉령골짜기에서 내려온 물과 합쳐져 전천으로 흘러들어가 하구를 이룬다. 동해전천의 하구 옆에는 쌍용시멘트가 있어 시멘트의 가공과 이송, 또 하구 건너편에 있는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탄을 외국에서 수입해 와 하차하고 옮겨가는 일을 반복한다. 그 때문에 전천하구에 있는 도로는 항시 화물차로 부산하다. 산업의 역군이요 지역경제를 살리는 중추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천의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벙어리 냉가슴앓듯 가슴 답답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때문일까? 화물차 만큼은 아니지만 물을 뿌리고 먼지.. 더보기
모새달 금강하구엔 유난히 모새달이 많았다. 이곳에서 90년 전에 터를 잡고 집안이 살았다는 60대 할아버지의 이야기로는 예전에 갈대를 일년에 한번씩 불태울 때는 갈대가 매끄럽고 좋았는데 요즘은 손을 못대게 하니 갈대의 모습이 오히려 저렇게 보기 좋지 않다고 했다. 그분은 갈대와 모새달을 구분하지 못하셨지만, 하구가 막힌 금강의 하류에서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모새달에 대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더보기
대나무 푸른숲이 그리운 하구 태화강 하구는 넓다. 강의 하구가 이래서 넓은 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사람들은 하구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한다. 센 물살도 물살이려니와 깊이를 예측할 수 없는 하구에 뛰어들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저 하구주변에 서서 낚시를 드리우고 걸려올라오는 물고기들에게 물속이야기를 전해들을 뿐이다. 몇잔 걸친 이는 안주로 쓰일 물고기는 아직 손맛도 보지 못했다 한다. 동해에서 꾹저구라 불리는 망둥어 종류의 물고기를 그는 꼬시래기라 불렀다. 꼬시래기는 해초의 이름인데, 불현듯 꼬시래기 무침이 떠오른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칡넝쿨이 우거진 강변을 걷는다. 생태가 복원된 하천. 물이 맑아 졌다는 하천의 둔치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여느 하천의 둔치와 다르지 않다. 간혹 찾는 사.. 더보기
가화천 가화천은 진양호에서 시작된다.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은 진양호의 물빛은 짙푸르다. 저멀리 남쪽 땅끝의 남강물이 흐르다 꽉 막혀 체증이 쌓이듯 물이 모여 저렇게 푸른 빛깔을 띠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른 아침 진양호공원을 지나 전먕대로 오르는 길에는 낮고 깊은 호랑이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 우리에 갇힌 맹수의 포효는 정서 불안한 청소년을 만나는 것만 같이 위태롭고 안쓰럽다. 전망대로 가는 키 작은 동백이 한둘 피어난 붉은 꽃을 부끄럽게 내놓고 있지만 시멘트의 건조한 회색빛에 가려져 초라하기만 하다. 좀더 동백이 큰다면 뚝뚝 떨어지는 동백소리에 가던길을 멈추고 숨을 죽이게 되겠지만 아직은 세월의 내공을 필요로 한다. 동백보다는 더 짙푸른 편백의 모습이 더 쉽게 들어오는 것도 그때문이리라. 한눈에 보기에도 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