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 전천은 과거에 부르는 이름이 다양했다. 박곡천, 소고리천, 살천이라고 불렀는데 그 발원지는 청옥산에 있으며 삼척에서 내륙으로 가기 위해 대관령까지 가지 않고 바로 임계지방으로 넘어갈 수 있는 고개인 백봉령골짜기에서 내려온 물과 합쳐져 전천으로 흘러들어가 하구를 이룬다.
- 전천이름이라는 이름을 갖게된 이유는 임진왜란이라는 가슴아픈 전란의 역사가 함께한다. 임진왜란 시 왜군에 의해 두타산성이 함락 되고 말았는데 이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전사했는지 그들의 피가 하천을 붉은피로 물들이고, 사람을 맞추려 쏜 화살이 하천을 가득 메웠다 해 화살 전(箭) 자를 써 전천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어찌보면 생뚱맞아 보이는 이 이름이 우리의 가슴아픈 과거를 품고 흐르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 하구로부터 올라오는 바닷물을 가로막고 있는 보까지는 보 위쪽의 생활하수로 오염된 물과는 달리 비교적 맑은 물과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봄이면 은어와 황어가 이강을 타고 오르고 가을이면 연어가 바다로부터 돌아와 치어때 보았던 고향의 기억을 되살리려 애쓰는 곳이다. 물가에 자라고 있는 물방동사니는 무리를 짓고 물가에 살며, 몇몇은 망을 보고 몇몇은 꽃을 피운다. 마치 무리를 짓는 동물들의 모습이 그들에게도 있는 듯 느끼게 된다.
- 하지만 가을이면 하천의 양안을 하천바닥의 흙을 긁어 모아 보를 쌓고 일부구간만 물이 통하게 해 그곳으로 몰리는 연어들을 내수면 연구소에서 수확해 가고 있다. 치어방류를 위해서는 그 작업이 필요하겠지만, 연어들의 생태본성인 얕고 맑은 상류 하천의 물에서 알을 낳지 못하는 지금의 환경은 인간인 내가 보기에도 서글픈 것이다.
- 그물에 걸려 잡혀가던 연어들이 쏟아 놓은 알들은 하천 바닥을 구르다 수정되지 못한채 흰색으로 죽어가고, 몇몇 알은 건조한 시멘트 바닥에 떨어져 그 자리에서 꿈을 잃고 만다.
- 삶이라는 것이 이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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