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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

산길걷기 - 쓰러짐

쓰러짐


그게 그렇다. 나는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쓰러지고 말았다. 정말 그럴까?
사람이던 나무든 몸이 망가질 때는 전조 증상이 있다. 고통이나 몸의 변화, 낙엽이나 가지의 시들음.
숲을 걷다 만난 나무는 쓰러져 있었다. 이 나무가 아프기 시작한 것은 꽤나 오래 되었던 것 같다. 가지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고, 뿌리쪽은 비정상 적으로 부풀어 있었다. 아마도 잎이 먼저 떨어지고 가지가 마르면서 나무는 더 빠르게 죽어 갔을 것이다. 병에 걸렸던 것일까?
숲을 걸으며 생각해 본다. 나는 나의 건강에 대해서 얼마나 예민한 것일까? 너무 지나쳐서 병적인 것일까? 아니면 너무 무관심해 스스로를 전혀 돌아보지 않고 있는 것일까?  숲에는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살고 있는가? 그 많은 나무들 중에 큰나무로 자라는 것은 또 얼마 일까? 고목까지 가는 나무는 그 중에 또 얼마나 많은 시험대를 거치게 될 것인가? 길이 없는 산길을 오르며 무엇이 길인가? 나는 큰 나무가 되고 싶은 것일까? 하는 스스로의 궁금증에 잠시 몰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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